AI에게 만들고 싶은 걸 제대로 설명하는 법: 비개발자를 위한 요청 정리
AI가 내 생각과 다른 결과를 내놓는 이유를 짚고, 누가 쓰는지·화면 개수·저장할 것·안 만들 것까지 무엇을 알려줘야 하는지 예시로 정리했습니다.
만들고 싶은 건 분명한데 결과가 다르다
AI에게 "쇼핑몰 만들어줘"라고 하면 뭔가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내가 머릿속에 그린 것과는 다릅니다. 고쳐달라고 하면 다른 데가 망가집니다.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처음보다 엉망이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요청이 짧아서가 아닙니다. 머릿속에는 있는데 말로 옮기지 않은 정보가 많아서입니다. AI는 빠진 자리를 자기가 흔히 본 방식으로 채웁니다. 그게 내 생각과 다를 뿐입니다.
비개발자가 이 간극을 줄이는 방법은 기술 용어를 외우는 게 아닙니다. 무엇을 말해줘야 하는지 아는 것입니다.
빠뜨리면 AI가 멋대로 정하는 다섯 가지
1. 누가 쓰는가
"메모 앱"이라고만 하면 혼자 쓰는 것인지 여럿이 공유하는 것인지 모릅니다. 이 하나로 로그인 필요 여부, 데이터 저장 방식이 전부 달라집니다.
2. 화면이 몇 개인가
"할 일 관리"는 화면 하나일 수도, 목록·상세·설정 세 개일 수도 있습니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화면을 하나씩 세어서 말해주세요.
3. 무엇을 저장하는가
앱을 껐다 켜도 남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입니다. "메모 내용"만 남으면 되는지, "작성 시각"과 "완료 여부"도 남아야 하는지를 적어주면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4. 어디서 쓰는가
휴대폰으로 쓸 건지 컴퓨터로 쓸 건지에 따라 화면 구성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말 안 하면 컴퓨터 기준으로 나옵니다.
5.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이게 의외로 중요합니다. "회원가입은 필요 없어", "결제는 나중에" 같은 말을 해주면 AI가 불필요한 것을 만들지 않습니다.
나쁜 요청과 나은 요청
이렇게 말하면
가계부 앱 만들어줘
이렇게 나옵니다: 카테고리, 예산, 통계, 로그인이 다 들어간 복잡한 것. 대부분 내가 원한 게 아닙니다.
이렇게 말하면
혼자 쓰는 가계부를 만들고 싶어.
- 휴대폰에서 쓸 거야
- 화면은 하나면 돼. 위에 이번 달 총액, 아래에 내역 목록
- 내역은 날짜, 금액, 메모 세 가지만 입력
- 앱을 껐다 켜도 내역이 남아야 해
- 로그인, 카테고리, 통계는 필요 없어
훨씬 낫습니다. 기술 용어는 하나도 안 썼는데 필요한 정보는 다 들어 있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 고친다
만들어진 다음이 더 중요합니다. 여기서 대부분 망가집니다.
여러 개를 한꺼번에 말하지 마세요. "버튼 색 바꾸고 정렬도 바꾸고 폰트도 키워줘"라고 하면 AI가 그 김에 다른 것도 건드립니다. 하나씩 요청하고, 하나 끝날 때마다 확인하세요.
무엇이 잘못됐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세요. "이상해요"보다 "금액을 입력하고 저장을 눌렀는데 목록에 안 나타나요"가 훨씬 낫습니다. AI는 화면을 볼 수 없으니, 내가 본 것을 대신 설명해줘야 합니다.
되던 게 안 되면 바로 말하세요. "아까까지 저장이 됐는데 방금 수정 이후로 안 돼요"라고 하면 AI가 방금 바꾼 부분을 먼저 봅니다. 이 말을 안 하면 엉뚱한 데를 뒤집니다.
잘 되던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두기
비개발자가 가장 크게 손해 보는 지점이 이겁니다. 고치다 망가졌는데 되돌릴 방법이 없어서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경우입니다.
도구마다 방식은 다르지만, 대부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기능이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그 기능이 어디 있는지부터 찾아두세요. 없다면 잘 되는 시점에 폴더를 통째로 복사해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잘 동작하는 상태가 나오면 거기서 한 번 멈추세요. 욕심내서 계속 붙이다가 전체가 무너지는 일이 흔합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AI가 답하면서 낯선 단어를 쓸 때가 있습니다. 그냥 넘어가지 말고 물어보세요.
방금 말한 '데이터베이스'가 이 앱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 건지 비유로 설명해줘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해줍니다. 용어를 모른 채 넘어가면 나중에 무엇을 요청해야 할지 판단할 수 없게 됩니다.
코딩을 아예 모르면 만들 수 없나요?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정확히 설명하는 능력"은 필요합니다. 이건 프로그래밍 지식이 아니라 정리하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모르는 상태가 가장 어렵습니다.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게 낫나요?
몇 번 고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시 시작하는 편이 빠릅니다. 대신 그냥 다시 하지 말고, 이번에 빠뜨렸던 조건을 처음 요청에 넣어서 시작하세요. 같은 설명으로 다시 하면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어디까지 요청해도 되나요?
만들어진 결과물을 고치는 것 외에도, 설명이나 판단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 뭐가 더 나은지 이유와 함께 알려줘", "이 기능 없이도 되는지 봐줘" 같은 질문이 특히 유용합니다. 코드를 만들어달라는 요청만 하면 도구를 절반만 쓰는 셈입니다.
만든 다음이 진짜 시작이다
혼자 쓰다 보면 불편한 점이 잘 안 보입니다. 내가 만든 대로 쓰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처음 열어보면 전혀 다른 곳에서 막힙니다.
무언가 만들어서 돌아가는 상태가 됐다면 Vibeollio에 프로젝트 등록해서 공개해보세요. 설치 없이 링크로 바로 열리는 형태면 누구나 눌러볼 수 있고, 댓글로 들어오는 반응이 다음에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려줍니다.
